영화 《모범경찰 싱감 Singham》(2011) 리뷰.


한 신으로 영화 요약 가능(...)


전에 본 인도 관련 영화는《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전부였는데, 저 위의 짤방을 보고 나니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발리우드 발리우드(볼리우드) 하는데, 일단 발리우드의 위용을 감상해보자.



총알이 부족할 때(...)일탄이살



오토바이가 아닌 말로 스턴트하기(...)



원펀치 식스강냉이(...)



총을 든 괴한을 상대하는 법(...)



렌트카를 돈 낸 만큼 사용하는 법(...)



《전우치》나 《아라한 장풍 대작전》, 《화산고》 같은 영화를 정말 즐겨보는 편이라 《모범경찰 싱감》도 보기 전에 기대를 많이 했다.


※ 이후 나오는 내용은 영화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니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주의.



대결 구도는 명확하고 단조롭다. 일개 경찰이 부패한 정치 권력과 싸우는 내용. 주인공 싱감은 매우 정의롭다. 융통성이 없고 그런 것까지는 아닌데, 답이 없는 범죄자들에게는 가혹하다. 정말 경찰 맞나, 싶을 정도로 범죄자들을 마구 처벌하는데 이 점에서는 배트맨과 조금 닮았다. 사자 포효가 들리는 와중에 벨트로 그들을 때리며 단죄하는 방식은 주인공이 경찰 제복을 입고 있다는 점만 빼면 시원하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싱감을 현실적 제약으로 옭아맨다. 그의 상사는 이미 공공의 적 자이칸트 시크레 편인데다 장관까지 한통속이다. '언젠가 실수를 한다'는 뉘앙스의 대사가 있어서 개인적으로 싱감이 적법한 절차로 그의 실수를 잡아내길 기대했으나 결말은 그렇지 않다. 공공의 적을 처벌하는데 그와 같은 뒷세계식 방법을 이용한 것. 영웅의 고결함을 조금 잃은 것 같아 마음 한 쪽이 개운하지 않긴 했지만 기분만은 통쾌했다.


발리우드 아니랄까봐 중간중간마다 춤과 노래가 있다. 군무도 빠지지 않는데 정말 어디서 저렇게 많은 인원을 데리고 왔나 궁금해질 지경이다. 배우가 모두 예쁘고 잘생겼는데 노래까지 잘한다. 립싱크일 수도 있겠지만 뭐 《마이 페어 레이디》도 그랬잖아. 발리우드라는 프레임을 제거하고 생각해보면 뮤지컬 영화같다는 느낌이 든다. 중요 장면마다 삽입되는 주 OST는 듣다보면 중독될 지경(...)


인도 영화를 안 봐서 잘 몰랐는데 실제로 인도의 공용어가 영어다보니 영어 사용이 꽤 많이 등장한다. 사건 종결(Case dismissed)이나 생일 축하(Happy birthday)를 비롯하여 경찰서(Police station), 경칭어(Sir)와 같은 자잘한 영어까지 빈번하다. 고유 명사가 아닌 일상적 문장도 영어로 말할 때가 있는데 조금 신기하긴 하다. 우리나라도 뭐 이미 공용어 수준으로 영어가 많이 쓰이고 있으니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닐 지도.



참, 간디 사진이 경찰서 안에 걸려 있는데, 그 점이 꽤나 재미있었다. 우리나라 경찰서에 이순신 사진이 걸려있다면 비슷할 것 같다. 위 사진의 오른 편에 위치하여 싱감을 노려보는 인물이 이 영화의 악당 자이칸트 시크레인데, 이번 영화에서 연기를 잘 해서 악역 상도 받고 상당히 유명해졌다고 한다. 근데 정말 얄밉게 연기를 잘 한다. 싱감 연기보다 훨씬 재밌다.


구도는 독특한 장면은 거의 없고 그냥 좋은 구도를 잘 활용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쉬운 것은 몽타주가 활용된 신이 별로 없다는 것. 서사적인 흐름으로만 영화가 연결되어 다음 장면을 보게 만드는 힘이 조금 떨어진다. 그나마 서사도 예측 가능해서 더욱 힘이 떨어지는 와중에 관객을 앉아 있게 만드는 힘은 액션이랑 뮤지컬 뿐. 차도 많이 부서지고 배우도 아름답고 특별히 부족한 부분도 없어 인도 박스오피스를 했겠지만 아쉽다는 생각은 가시지 않는다. 그렇지만 액션이 있으니 괜찮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장르야, 이거.


WRITTEN BY
_클로버
무색의 녹색 생각들이 맹렬하게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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