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친구가 카카오톡 친구를 추가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


카카오톡은 메신저다. 전화번호를 받지 않았어도 추천친구란에 상대가 추천되면 그 사람을 내 친구로 등록할 수 있다. 비슷한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데이터를 모아 통계를 내는 그런 모종의 빅데이터 알고리즘이 적용되었을 것이다. 페이스북 친구 찾기도 그랬다. 참 신기했지.


친구찾기?


친구라는 개념이 종래의 개념과는 사뭇 달라진다. 디지털 시대에서 마땅히 대체할 단어가 없다는 사실이 친구의 의미 확장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직.간접적으로 매개된 인물], 이라는 건 너무 정 없어 보이잖아. 갑자기 떠오른 건데 [알음알음]도 괜찮은데 말야.


나도 몇 개월 전에 전화번호를 정리하면서 카카오톡 메신저 친구를 정리했다. 어차피 나는 다발식 관계를 가지는 유형은 아니었다. 내가 정리한 관계들은 이대두진각 스님짜장 사장님, 구례 지리산 콜택시, 물오레MT 민박 등과 같은 비즈니스적 관계들이었다. 참, 이대두진각 스님짜장은 강력하게 비추천한다.


동호회 활동 등으로 딱 몇 번 만난 사람들을 제외하고 결국 남겨진 사람들은 실제로 나와 대화를 섞은 사람들이다. 먼저 관계를 청산하는 특권을 나는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일단 나는 먼저 연락을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쓸데없는 물건 잘 버리는 성격에 주소록도 화끈하게 정리를 한다고 시작했지만 의외로 손은 침착하다. 삼 분의 일 정도를 덜어내는데 그쳤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몇 개월 뒤에는 아마 더 적어질 지도 모르는 일이다.


고민을 얘기하던 친구가 이것 좀 보라고 나를 채근했다. 카카오톡 친구 추가가 어때서? 돈이 드는 일도 아닌데 공짜로 내 친구 한 명 더 추가해 주는데 오히려 시루떡이라도 돌려야 하는 거 아닌가. 나는 뭐 어차피 카카오톡 대화를 하거나 안 하거나 친구 목록에 추가만 해 놓는 게 뭐가 나쁘냐고 훈수질을 할 참이었다. 그런데 정말 그런 게 아니었다.



같이 여행가고 싶지 않은 친구 공동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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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_클로버
무색의 녹색 생각들이 맹렬하게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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