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지하철이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지하철 승강장을 밑창으로 두들기며, 내가 흠집 없는 사랑을 꿈꾸고 있는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날 완벽하게 사랑해주는 남자친구는 예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날은 이유없이 엄마한테 짜증을 냈다. 여전히 그가 날 사랑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나는 화가 나는 걸까. 남친의 엑스 걸프렌드가 공간적 시간적 제약을 넘어 나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도 싫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싫다.

더운 날들이 계속될 것만 같아서 더욱 덥다. 그가 이런 내 모습을 알아차리는 것도 싫고 눈치없게 밝은 말투로 나에게 달콤한 말을 하는 것도 싫다. 이런 상태에서 회복하려면 무뎌져야 한다. 이런 일과는 상관없는 날들이 쌓이고 나서야 그가 하는 모든 행동들에 의도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지.

구깃구깃
나는 좌석 가장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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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_클로버
무색의 녹색 생각들이 맹렬하게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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