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들은 조별과제를 좋아신다. 학생들도 신이 난다.


남자들이라 조별과제 걱정 별로 안 했는데 개요를 상의도 안하고 일이 분배된 까닭에 다들 열심히 해도 결국 고생이다. 발표의 결과물은 결국 프레젠테이션인데, 내가 그 파일 제작을 맡기로 했다. 히히.


각설하고, 중국 사상가 노자의 가르침 중 일부를 맡아 발표하게 됐는데 자료를 찾다가 아주 대단한 사이트를 알게 됐다.

수프림 마스터 텔레비전은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종교 비스무리한사이트다. 거기에 노자 관련 동영상이 올라와 있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노자가 채식주의자였다.


채식주의자들은 단계별로 구분할 수 있다. 일단 리그베다 위키에서 가져온 자료를 통해 세미 베지테리언부터 보자.

과일과 견과류만 먹는 프루테리언Fruitarian이나 호흡과 햇볕만으로 살아가는(...) 미국의 브레세어리언Breatharian을 제외해도 그 종류는 많다.


일단 공장식 농장에서 길러진 고기만 제외하고 다 먹는 플렉시테리안은 고기를 먹기는 먹는다. 폴로 역시 닭과 생선 및 해산물을 먹긴 한다. 페스코는 거기다 우유, 계란 등의 유제품도 먹으므로 사실상 육류만 제외하면 다 먹을 수 있는 편이다.


그러나 락토는 소나 돼지는 물론 생선은 입에 대지 않고 유제품만 먹는다. 한국 불교의 승려들이 이에 가깝다. 한국 불교에서 꿀이나 유제품을 허용하는 이유는 부처가 처음 받은 공양물이기 때문. 오보는 유제품 대신 계란을 허용한다. 유제품도 먹고 계란도 먹으면 락토-오보다. 동양의 종교적 채식주의자 중의 대다수가 속해 있어서 채식주의자 중 가장 많은 수가 락토-오보에 해당한다.


그러나 생선과 가금류 및 유제품과 계란 심지어 꿀 등 동물로부터 비롯된 모든 음식을 거부하면 바로 비건이다. 이 때문에 비건은 순수 채식주의자로 불린다.



앞서 언급된 수프림 마스터 텔레비전은 바로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비건식 채식주의를 권유하는 방송이다. 심슨의 리사 심슨이 락토-오보 채식주의자인데 이 사람들은 더 독하다. 채식주의가 지성인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경우도 있지만 영양학적으로 볼 때 지성과는 거리가 있다. 채식으로만 살 수 있다면 인간은 왜 지금 고기를 먹을 수 있을까, 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겠지. 예전 뉴스 중에 채식주의자 여성에게 모유 수유를 받던 아기가 영양실조로 사망한 프랑스의 사례를 들고 싶지도 않다. 물론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영양 부족에 따른 면역력 약화로 인한 병사지만 하여튼 먹을 수 있는 것은 다 먹자.


수프림 마스터 텔레비전이 신도들에게 얼마나 열정적인지, 전세계 채식주의자들을 위해 한 화면에 보통 17개, 최대 40개나 되는 언어를 자막으로 내보낸다.


얘기가 너무 중구난방이다. 요약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수요일이 조별과제 발표날인데 나는 순수 채식주의자들의 도움을 받아서 발표 자료를 거의 완성했다. 역시 사람은 돕고 살아야지. 오늘 브런치로는 소고기가 들어간 떡국을 먹었다. 나는 휴머니스트다.


WRITTEN BY
_클로버
무색의 녹색 생각들이 맹렬하게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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