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출발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촬영 목적은 무조건 타임랩스 촬영이었다. 그런데 홍대 앞이 잘 보이는 곳을 찾아 올라다니다 보니 의외의 사진을 많이 건졌다.



홍대 버스킹에서 가끔 보이는 밍지다다. 왼쪽 긴 머리의 여자가 밍지, 오른쪽 단발 머리의 여자가 다다.



잦은 연습과 연주에 손목이 아프시다는 다다 님. 메르스 때문에 공연 취소 사태가 일어나서 마음이 아플 듯.



홍대 CGV(4층)에서 주말 오후마다 인디 밴드 공연을 한다는 걸 몰랐다니. 영화 기다리면서 즐겁게 공연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밍지다다의 자작곡을 듣고 싶었지만 시간이 안 맞았는지 커버곡만 들었다. 느긋하게 공연 보고 싶지만 그럴 시간은 없지. 잠깐 보다가 이곳에서도 타임랩스 촬영을 했다. 그리곤 바로 옥상에 올라갔으나 도로쪽 경관이 막혀 있어서 제대로 촬영할 수가 없었다. 파노라마도 원하는 경관이 아니라서 포기. 그래서 옆 건물로 올라가 촬영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다. 추락사고 문제도 있고 해서 옥상은 대부분 개방 안 하기 때문에 찍는데 어려움이 많다. 안 뛰어내릴 테니까 옥상 문 좀 열어주세요. 흑흑


남은 목표는 신촌과 홍대 사이에 있는 동교동 삼거리. 그 근처까지 무작정 걸어가서 주변 건물을 뒤지다 보니 신한은행이 있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씩씩하게 걸어들어갔는데 엘리베이터가 전원도 꺼진 채 아예 작동하지 않는다. 주차장도 셔터가 내려가 있고 지하 아케이드도 영업 중단. 그렇다는 말은?



바로 철거 작업 중인 건물이라는 것!



무너질 걱정보다는 노다지를 찾았다는 생각에 기뻐서 무척 신났다. 8층 가까이 계단으로 올라가는 동안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즐거웠다.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이라니. 건물 잔해 때문에 생긴 먼지에 조금 콜록대기는 했지만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집기는 다 수거되었고, 이젠 마감재 등이 널브러져 있다.




질서를 염두에 두지 않고 무작위로 작업된 철거 풍경. 그런 와중에 자리를 지키는 기둥과 벽, 천장 등이 우직하다. 카오스 속 코스모스


돌 무덤




철거 중인 건물 옥상에서 찍은 풍경. 삼거리를 찍으려고 했는데 초점거리 50mm의 한계로 포기. 옥상에 오를 때마다 광각이 필요하다는 걸 매번 느낀다.



타임랩스를 촬영했던 원래 목적은 카메라 기능 중에 인터벌 기능이 있어 제대로 활용해 보기 위함이었다. 구도도 어긋나서 크롭하고, 삼각대가 없어서 불안하게 난간에 놓고 찍었더니 화질이 너무 안 좋다. 연습은 해 봤으니 다음에는 좀 더 고민해 보고 찍어야겠다. 어쨌든 오기로 완성.





집에 돌아오니 카레가 있었다. 즐거운 사진 촬영날 마무리가 카레라니. 최고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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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_클로버
무색의 녹색 생각들이 맹렬하게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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