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싸구려 단편 소설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시험 공부만 안하는 4월의 2주.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알게 된 건 당연히 그의 전작인 《저수지의 개들》을 봤기 때문. 저수지의 개들 보다는 창고의 개들일 것 같지만 그건 넘어가자. BGM같이 양 많은 대사들과 홍콩, 서부 영화를 오마쥬한 장면 등에 매료되어 난 바로 팬이 되어버렸다. 반해버려 게임까지 다운받았으나 그 게임은 원작 팬에게 비명을 지르게 했다. 음... 즐거운 비명은 아니다.

각설하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세상에 널리 알린 작품인 《펄프 픽션》은 할리우드 영화계에 또 하나의 정전이 되어 버렸다. 퇴물로 취급되던 존 트라볼타는 사무엘 잭슨과 갱 콤비로 등장하여 다시 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정작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사무엘 잭슨 형님. 마치 "반갑다, 소년! 난 간지폭풍이라고 한다!"와 같은 기세로 성경 구절을 읊어대며 총을 쏘는데 오금이 오그라들 정도다. 흑인 영어도 차지고 심지어 지갑마저 간지다. 그저 찬양 뿐.

보기 전에는 잘 몰랐는데 보고 나니 어, 하는 배우들이 좀 있었다. 존 트라볼타와 사무엘 L. 잭슨, 브루스 윌리스, 우마 서먼 같이 유명한 오리지널 배우 외에도 하비 케이틀이나 팀 로스처럼 저수지의 개들에서도 등장한 배우가 등장하기 때문. 심지어 타란티노는 저수지의 개들과 펄프 픽션 둘 다 등장하니 욕심도 참 많은 감독임에 틀림 없다.

시간 배열이 뒤죽박죽이라는데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다. 오히려 그런 방식이 영화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듯. 메멘토만 하겠냐만은...

인테리어 컨셉을 자동차로 잡고 자동차 안에 테이블을 넣는 레스토랑이 참 인상깊었기에 집중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우마 서먼은 후에 자신이 나올 《킬빌》에 대한 플롯을 말하거나 무대 중앙에서 우마 서먼과 존 트라볼타가 그 유명한 브이자 댄스를 추거나 해서 영화는 더더욱 재미있었다.

존 트라볼타의 행보를 보다보면 쿠엔틴 타란티노가 장난꾸러기인 동시에 누구도 도전하지 않았던 영역에 첫 발을 내딛은 천재 감독임을 인정하게 된다. 일단 대사도 잘 쓰니...

성인 등급을 받은 영화인 만큼 잔인한 장면이나 선정적인 장면이 등장하기에 볼 사람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하긴 타란티노 영화에 잔인한 장면 없는 영화는 없으니 이미 마음의 준비는 끝났겠지만.






펄프 픽션 (1994)

Pulp Fiction 
8.5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존 트라볼타, 사무엘 L. 잭슨, 우마 서먼, 브루스 윌리스, 빙 라메즈
정보
범죄, 드라마 | 미국 | 154 분 | 1994-09-10



WRITTEN BY
_클로버
무색의 녹색 생각들이 맹렬하게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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